올해를 수식하자면 “천로역정을 다녀온 한 해”로 정리할 수 있다.
꼬불꼬불하고 울퉁불퉁한 여정이었지만,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참 많았다.
2025 키워드, Enterprise
작년 연말정산에서 올해의 키워드를 ‘Enterprise’로 세웠다.
사업적인 의미보다는 나와 프로덕트, 나와 팀, 나와 동료 등 나와 무언가의 연결점을 만들어보고 내 지경을 넓혀보자는 다짐이었다.
돌아보니, 정말로 이리저리 지경이 넓혀졌다.
나와 LMS 프로젝트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운 좋게 외주를 맡게 되어 1인 개발로 LMS 사이트를 만들었다.
결제 연동까지 개발 완료했고 좋은 피드백도 받았으나 결국 내부 사정으로 인해 오픈하진 못했다.
그래도 아래 기술 스택 기반으로 꽤나 진득한 개발을 할 수 있었다. 잘 닦아둔 코드베이스를 이후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특히 나만의 관리자 페이지 템플릿을 미리 세팅해두면 이후 사이드 프로젝트를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 Next.js 15 + Vercel
- Prisma + Neon
- Mux (동영상 서빙)
- Plate (에디터)
- KCP (결제)
외주에 있어서 나는 왕초보이다 보니, 생각보다 개발 외적으로 준비하고 연구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
- 약관 작성 (개인정보처리방침, 이용약관)
- 온라인 결제 신청
- 이메일 인증
- 인프라 비용 산정
- …
소통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아쉬움도 있었고, 조금의 열정페이 한 부분도 있었지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나와 인프런 지공챌
올해 3월 쯤에 인프런에서 지식공유자(강사)를 양성하고자 하는 오프라인 강의제작 챌린지 과정이 열렸다.
나는 내가 얻은 인사이트를 나누는 것을 즐긴다.
이전에 작성한 Next.js로 블로그 만들기 시리즈 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고, 곧 블로그를 Astro로 새로 단장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도 나누면 좋겠다 생각이 이어졌다.
챌린지는 결국 실패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영상에 잘 담기지 못했다. 휴일 기간에 집에서 열심히 촬영해봤지만 결국 에너지가 소진되었고, 남은 기간 안에 강좌를 완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강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어떻게 촬영해야 하는지 틀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내년에 개인적으로라도 다시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나와 브런치
보통 조직은 연말에 앞으로의 1년 로드맵을 그린다. 나는 FE 개발자로서 브런치 웹은 SSR(Server Side Rendering) 프레임워크를 Java 진영에서 NodeJS 진영으로 넘어가야 성능 최적화, 레거시 청산 등 다방면 이점을 얻어갈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브런치 조직에서도 FE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니즈와 맞닿으면서, 내게 리드를 맡아 NodeJS 기반 웹서버를 띄우는 PoC와 MVP 과제를 수행하게 되었다. 올해 상반기에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결국 브런치 글뷰를 Astro로 전환하는 것에 성공했다.
브라우저 영역 밖에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할 수 있어 좋았다.
- 서버와 클라이언트 간의 전역 상태 동기화
- Elasticsearch 및 Kibana 연동
- Prometheus 및 리소스 모니터링
- 부하 테스트
- …
그러나 이 과제를 내가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음이 카카오에서 분사되면서 브런치는 카카오 ESG 산하로 이동하게 되었고, 내게 다양한 조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다.
개인적으로 네트워크가 취약한 환경에서 화면 렌더링 속도를 최적화해서 네이버 프리미엄 블로그보다 빠르게 글뷰를 렌더링하고자 하는 목표도 있었으나, 환경을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에 무게가 더 쏠려 조직을 이동하게 되면서, 브런치에서 3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나와 카카오비즈니스
이동할 조직의 기준을 크게 3가지로 세워보았고, 자연스레 카카오비즈니스 조직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 React를 기반으로 하는 환경
- 3명 이상의 FE 동료가 있는 환경
- 웹이 주 프로덕트인 환경
꽤나 흥미로운 과제를 진행하고 있었다. Module Federation 2.0 기반으로 TanStack Router를 동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Micro Frontend 아키텍처 기반으로 카카오비즈니스 파트너센터를 재구축했다.
기술은 트렌디했지만, 개발 과정은 험난했다. 마치 자동차의 바퀴를 교체하면서 질주하는 듯한 상황이 많았다. 여러 조직이 한 모노레포에 혼재된 상황에서 공통 모듈을 합의해가는 것, Router가 중첩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버그를 추적했던 것, 차트 범위 알고리즘 구축했던 것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과정에서 shadow DOM, iframe, msw 등 기술을 접한 것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
내년에는 아키텍처가 보다 성숙해지고 제품 품질을 더욱 높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
나와 멘토링
올해 하반기를 들어서면서, 사내 공고를 통해서 테크포임펙트 캠퍼스, 카카오테크 부트캠프 멘토링을 진행하게 되었다.
많은 학생, 취준생들과 함께하면서 나의 생각도 리프레시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취업에 있어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어필이 될 수 있는가? 나의 관점이 보다 명확해지고 넓어졌음을 느끼고 내가 주니어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한편으로 내가 무언가를 나눠 줄 수 있는 것에 뿌듯하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해볼 것 같다.
2025 연말 정산
올해의 롤모델
매우 인상 깊은 포트폴리오 덕분에 이전부터 팔로업하고 있었던 Vercel의 Interaction Engineer 이다. 특히 iOS에 담긴 인터랙션의 비밀을 굉장히 심도 있게 다룬 글을 읽으면서 감탄을 끊지 못했었다.
Rauno가 올해 인터랙션 관련 강의 Devouring Details를 런칭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수강했다.
아니나 다를까..
강의 웹사이트부터 담긴 인사이트까지 Goat이였다.
올해의 사이드 프로젝트
나를 위한 텍스트 추출기 TEXTIFY.
출퇴근길에 메르의 블로그를 즐겨 보지만, 가끔은 내용이 깊어 읽기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유튜브 영상을 요약해 주는 LiveWiki처럼, 블로그 글도 핵심만 요약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블로그의 드래그 방지를 우회하는 추출기를 직접 만들었고, Gemini에서 ‘TL;DR Gems’를 만들어 빠르게 요약본을 살펴 본다.
꽤나 만족스럽다 😋
올해의 오픈소스
base-ui, tanstack-start 등이 있지만, Satori를 뽑아본다.
Satori는 React 컴포넌트로 SVG 파일을 만드는 오픈소스이다.
이전부터 내 블로그 글별로 OG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는데, 미루고 미뤄 드디어 작업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Astro) Satori로 동적 OG 이미지 생성하기 글도 작성했다.
나의 소원을 이뤄준 Shu Ding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
올해의 영화
올해 ‘진격의 거인 극장판’, ‘주토피아2’, ‘아바타: 불과 재’ 등 영화들을 재밌게 봤지만 그 중 하나만 뽑자면, ‘나이브스 아웃: 웨이크 업 데드 맨’이다.
‘나이브스 아웃’은 쫀득한 추리를 내세우는 시리즈 영화다.
올해 새 작품이 나온 것을 보고 곧바로 여자친구와 넷플릭스 데이트 일정을 잡았다.
요즘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성직자의 본분을 조명한 점이 인상 깊었다. 전하려는 메시지가 ‘파우스트’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엎드리는 자만이, 신의 은총으로 구원받는다.
올해의 책
올해 ‘픽사의 스토리텔링’, ‘npm 딥다이브’, ‘처음 만나는 양자의 세계’ 등 책들을 인상 깊게 읽었지만 그 중 하나만 뽑자면, 『함께 자라기』이다.
애자일에 대한 많은 관점을 얻어갈 수 있는 책이다.
매년 한번씩 읽어보면 관점이 더 넓어지리라 생각이 든다.
애자일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애자일은 ‘불확실한 환경을 제어하는 방법론’이고, 팀이 불확실한 미션을 잘 달성하기 위해서는 함께 학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의 소비
HATCHINGROOM | Snow Shorts Over Dyed Camo Charcoal
잠실에서 우연히 들른 매장에서 발견한 7부 바지이다.
편안하고 여유 있는 착용감, 벨트 없이 단추를 통해 허리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킥이었다. 조금 비싼 감이 있었지만 돌아보니 전혀 아깝지 않았다.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
올해의 여행
- 🇻🇳 무이네 (3.01 - 3.04)
- 🇺🇸 뉴욕 (7.20 - 8.02)
- 🇰🇷 거제 (9.16 - 9.18)
2026 키워드, ?
반복, 꾸준함, 쉼 같은 키워드가 떠오르지만 뭔가 명확하지 않다.
어쩌면 흘러가는 물결에 몸을 맡겨보자는 생각도 든다.
2026년에도 좋은 기억들을 정산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