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수식하자면 “다양한 환경을 거치면서 견고해진 한 해”로 정리할 수 있다.
2024 키워드, 환경
작년 연말정산에서 올해의 키워드를 ‘환경’으로 세웠었다.
꾸준히 글을 쓰는 환경
글을 잘 쓰고 싶기에 글을 꾸준히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보려했다.
저중량 고반복 루틴으로 노트하는 것이 키라고 생각했다.
옵시디언을 활용하여 노트를 쌓아가던 중 Quartz이라는 오픈소스를 발견했다. 옵시디언의 노트를 블로그 웹사이트로 서빙할 수 있도록 해준다. Popover Preview, Graph View, Wiki Link 등 기능의 완성도가 좋았다. 무엇보다 저자가 말하는 digital gardens에 매료되어 나도 이렇게 블로그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테크 노트가 탄생했다.
🌱 https://quartz.bepyan.me
아주 개인적인 노트는 iCloud에 연동하여 기록하고, 기술적인 혹은 지식적인 것은 나의 Quartz에 연동하여 기록하게 되었다. 노트한 것 바탕으로 팀내 간단한 기술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노트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고품질의 글을 써내지는 못했으나, 1년간 134개의 노트를 쌓아간 것만으로 좋은 시작을 했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환경
회사 외에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환경을 만들어 보려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야를 넓히고 싶었다.
글 쓰기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들이 모이는 글또 커뮤니티에 참여했다. 9기 멤버로 23년 11월부터 24년 5월까지 6개월을 활동했다. 활동을 통해서 총 12편의 글을 작성했고 인터렉션 스터디에 참여하여 react-tree-fiber로 버블 애니메이션도 만들어 봤다. 취준생부터 사내 먼 부서의 동료까지, 다양한 분들과 티타임을 할 수 있었다. 영양가가 뛰어나진 않았으나 나에게 좋은 리프래쉬가 된 것 같다.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모여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넥스터즈 커뮤니티에도 참여했다. 24기 멤버로 1월부터 3월까지 동안 활동했고, 25기 운영진이자 PM으로 3월부터 9월까지 동안 활동했다.
나의 많은 에너지를 넥스터즈 활동에 썼었고 회고록도 작성했다.
많은 것을 경험했고 앞으로 나에게 좋은 발판이 될 것 같다.
즐겁게 일하는 환경
환경은 똑같을지 몰라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
올해 초에 회사 조직 개편이 있었고, 미래가 불투명한 조직에서 또 어수선한 한 해가 지속되나 싶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에겐 더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서비스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틈틈이 슬랙봇, 익스텐션, JIRA 상태 연동 자동화 등 업무 보조 툴을 만들었다.
서비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내가 기술 프로젝트를 리딩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내가 앞으로 1년 동안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엿볼 수 있게 되었고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2024 연말 정산
올해의 롤모델
Emil Kowalski.
부드러운 알림 컴포넌트 오픈소스인 shadcn/ui의 sonner를 통해서 알게된 Design Engineer이다.
Vercel, Clerk, Linear를 거친 발자취가 무척 흥미로웠다. 모두 정교하게 좋은 UX를 제공하는 프로덕트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Emil의 트위터에서 본인이 어떻게 웹 애니메이션을 다루고 있는지 알려주는 강의 Animations on the web를 런칭한다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배운 내용을 나만의 언어로 재구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 동료에게도 기술 공유를 했다. 여러모로 나에게 큰 영향을 준 롤모델이라 할 수 있다.
올해의 사이드 프로젝트
초대장 플랫폼 인비.
넥스터즈 25기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Next.js 기반 풀스택으로 개발했고 더 고도화된 SaaS 프로덕트를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프로덕트적인, 팀적인 운영 아쉬움이 조금 남지만 내게 귀한 경험이다.
올해의 영화/미디어
듄: 파트 2
스토리가 완성되지 않았지만 영화의 사운드 부터 그래픽까지 완성도가 높고 몰입감이 좋았다.
아케인 시즌 2
시즌 1에 비해서 서사의 완성도가 떨어졌고 급전개가 어지러웠다. 특히 바이 케이틀린… 제작진들이 잘 쌓아온 서사를 정리하고 빨리 녹서스의 이야기를 풀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그래도 연출이 훌륭했고 나는 스토리에 흠뻑 빠져서 보았다.
올해의 사건
연애를 하게 되었다.
소개로 시작해 세번의 만남을 갖고 관계를 정리하게 되었다. 스쳐가는 인연이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어쩌다(?) 보니 기적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여자친구의 많은 것이 좋고 사랑스럽지만 무엇보다 말이 너무 잘 통한다. 함께 무엇을 하던 꿀잼이다.
올해의 여행
2025 키워드, Enterprise
내년의 키워드는 “Enterprise”로 잡아보았다.
먼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나만의 사업을 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 <아케인>의 등장인물 실코가 내 뇌리에 계속 잡히게 되었는데, 그는 특별한 능력이 없지만 세계관에서 큰 축을 지탱하는 존재이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지하세계의 사업체를 이끄는 수장이고 지하세계의 모든 것을 연결시키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nterprise의 핵심은 연결이라고 생각했다. 사업은 단순히 회사와 고객의 연결을 넘어서서, 나와 내 상사와의 연결, 나와 내 동료의 연결 등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연결점을 맺기 위해선 서로의 페인 포인트를 알아야 하고 서로의 방향성을 얼라인시켜야 한다.
한편으로, 영어 사전에서 Enterprise의 정의를 보면 다음과 같다.
the quality of being enthusiastic and willing to do new and clever things, even though there are risks involved
위험이 수반되더라도 열정적이고 영리하게 새롭게 시도하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 기업가 정신을 갖고 세상을 서로 연결시키는 2025년을 보내보고 싶다.
맺으면서
이 글에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그 만큼 치열하고 알찬 한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025년에도 힘을 내보자!